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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A 심사역은 올해 초 베트남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국내의 ‘직방’과 같은 부동산 거래 서비스가 현지에서 시장성이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다. 베트남 부동산 거래가 개인 간 직거래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사기도 종종 발생하는데, 부동산 거래 서비스가 현지에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벤처캐피털(VC)들이 해외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해외투자를 선도하는 국내 1위 VC인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작년 한 해만 해외 벤처기업에 약 2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 밖에도 LB인베스트먼트와 KTB네트워크, 아주IB투자, 소프트뱅크벤처스 등도 해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는 기존 미국과 중국 뿐만 아니라 동남아쪽으로도 투자 영역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 투자할 수 있는 회사 수는 제한돼 있어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특히 해외는 국내와 달리 기업공개(IPO)외에도 인수합병(M&A)등으로 자금을 회수할 방법이 많은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밸류에이션이 국내에 비해 저렴해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도 해외투자 유인중 하나다.
실제로 한투파는 작년 11월 정기감사에서 납입자본금 대비 해외투자 제한 비율(40%)을 초과했다며 시정명령을 받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국내 VC들이 성장하면서 과거에 만들어진 법이 현실과 맞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벤처캐피탈협회 한 관계자는 “현재 벤촉법은 국회 상임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상태로, 통과되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