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KTB네트워크가 기업공개를 포기했습니다.
반면에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코스닥 입성이 임박했는데요.
명암이 엇갈린 사정, 이나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오랫동안 기업공개시장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벤처캐피탈사들이 잇따라 상장에 나서기 시작한 건 3년 전부터.

지난 2000년 우리기술투자 이후 벤처 활성화 붐을 타고, 2016년 TS인베스트먼트와 DSC인베스트먼트가 상장했고, 린드먼아시아SV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 나우아이비캐피탈이 지난해 이름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

불안한 증시 상황과 더불어 배당성향이 낮은 점도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줬습니다.

그러자 얼마 전까지 상장을 추진하던 KTB네트워크도 백기를 든 상황.

회사 측은 "이미 상장됐거나 새로 상장된 동종 기업의 주가를 볼 때 부정적인 대외 환경 등으로 애초 목적을 달성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철회한다"고 밝혔습니다.

KTB투자증권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회사 KTB네트워크의 공모 자금을 활용할 방침이었습니다.

즉 KTB투자증권은 매년 발생하는 우선주 배당금 부담을 덜어내야 하는 입장.

11년 전 증권업에 진출하면서 1천억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 RCPS를 발행해 자본금을 조달했습니다.

투자자들은 RCPS를 보유하는 동안에는 발행가액 기준으로 연 9%를 배당받고, 만기 전에 언제든지 보통주 전환과 상환권 청구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투자자들에게 89억 원을 현금 배당한 이후 6년 간 선물을 주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까지 518억 원의 미지급금이 쌓인 상태로, 원금까지 합치면 돌려줘야할 돈이 1천500억 원 규모입니다.

결국 주가가 우선주 발행가(9천725원)에 못 미치는데다 보통주로 전환하는 투자자도 없어 RCPS는 골칫덩어리로 계속 발목을 잡을 전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벤처투자의 경우, 사업 포트폴리오가 좋지만, KTB네트워크는 밸류에이션이 미흡하고, 시장 분위기상 공모자금을 RCPS 상환 재원으로 쓰기엔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매일경제TV 이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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