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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수익률 2000% 낸 에이비엘바이오 '잭팟' 비결은... 적극 경영 개입"

김연준 한국투자파트너스 상무 인터뷰

창업 초기부터 경영 전략 함께 구상해 대박 투자 이끌어

건강기능식품 개발 지놈앤컴퍼니는 암 치료제 개발로 확장 성공

거품 논란도 우려…투자 회수 시장 부족으로 해외 투자도 확대

김연준 한국투자파트너스 상무가 서울경제 신문과 인터뷰에서 국내 바이오 산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국내 대표 벤처캐피탈(VC)로 통하는 한국투자파트너스가 바이오기업인 에이비엘바이오(298380)에 투자해 3년 만에 2,000%가 넘는 수익률 ‘잭팟’을 터트렸다. 거품 논란이 끊이지 않는 바이오 업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수익률이다.

김연준(사진) 한국투자파트너스 상무는 11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에이비엘바이오는 창업 단계부터 상장까지 적극 개입했다”며 “창업자 이상훈 박사와 사업계획서 작성을 두고 6개월 이상 씨름했다”고 말했다.

한투파의 투자 공식은 일반적 VC 투자와 달랐다. 대개 VC는 이미 창업한 바이오 벤처를 발굴해 투자에 나선다. 투자 이후 회사의 경영을 믿고 기다려주는 편이다. 하지만 한투파는 창업부터 개입했다.

결과적으로 에이비엘바이오는 한투파 역사상 최고 수익률을 안겨줬다. 한투파는 지난 10일 에이비엘바이오 보유 지분 550만주 중 170만주를 주 당 3만5,391원에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했다. 초기 투자금액이 주 당 1,700원 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0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린 셈이다. 전체 이익 규모는 57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김 상무는 “당시 글로벌 바이오 업계 트렌드에 맞게 한투파와 에이비엘바이오 창업 멤버화 협의 후 면역항암제등 기술 개발 아이템을 새로 잡았다”고 밝혔다.

적극적 경영 개입을 위해 대박을 일군 회사는 또 있다. 바이오기업인 지놈앤컴퍼니(314130)가 그런 사례다. 지놈앤컴퍼니가 최초 사업계획서를 가져왔을 때 사업 목적은 건강기능식품 개발이었다. 몸 속 미생물을 연구하는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가지고 있었던 회사는 이름 그대로 유익균을 이용한 건강기능식 개발에 집중했다. 하지만 김 상무 등 한투파 담당자들은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이용해 기능 식품에서 나아가 치료제를 개발해야 한다고 회사에 뜻을 전했다. 회사는 이를 받아들였고 오는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임상 1상을 신청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 암 치료 적응증 확보에 대한 임상으로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요법으로 진행된다.



김 상무는 “회사의 역량을 보고, 단순히 건기식은 일반 유산균 회사랑 차별화가 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결국 마이크로바이옴이란 신기술을 기반으로 궁극적으로 치료제를 만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가총액 6,700억원에 상장한 에이비엘바이오는 10일 종가 기준 1조5,800억원으로 성장했다. 코넥스 상장사 지놈앤컴퍼니는 지난해 12월 상장 당시 공모가는 4,060원이었지만 10일 기준 4만1,000원으로 주가가 뛰었다. 단순히 자금을 대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경영 참여로 글로벌 트렌드에 맞게 사업 방향을 바꾸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이 효과를 본 것이다.

경영 개입은 사업 아이디어 제시뿐 아니라 인력 추천도 포함된다. 한투파는 올해 상장을 추진하는 줄기세포 개발 기업 SCM생명과학이 신임 대표를 구할 때 이병건 전 녹십자 대표이사를 추천했다. 이 대표는 녹십자, 종근당 등 대표이사를 지내며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경영자다.

다만 김 상무는 바이오산업의 거품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몇 년 전만 해도 시리즈A 초기 투자 규모는 100억원으로 당시에도 컸는데 이제는 500억원까지 투자 규모가 커졌다”며 “기업공개(IPO) 말고는 인수합병(M&A) 시장이 부족하다보니 그간 투자했던 VC들의 투자 회수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기업으로 들어오는 돈은 있는데 나가는 것(회수)가 어려워 나중에 문제가 커질 수도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문제 인식에 따라 한투파는 최근 들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바이오 기업의 몸값이 점점 상승하고 회수가 어렵자 몸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회수도 쉬운 해외를 선택한 것이다. 한투파는 실제 지난해 엘록스(Eloxx), 어리어헬스 등 해외 기업 투자를 진행했다.
/박호현·김민석 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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