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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할리우드 사모펀드 韓상륙…`제2 킹덤` 발굴한다

조시영,강우석 기자
조시영,강우석 기자
조시영,강우석 기자
입력 : 
2019-04-11 17:33:47
수정 : 
2019-04-11 18: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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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전문 `앳워터캐피털`
세계최대 엔터社 CAA와 함께
한국 콘텐츠 공동 선별 계획
아시아서 韓법인 우선 설립

"음악부터 영화·드라마 등
한류 잠재력 무궁무진해"
사진설명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콘텐츠 투자 전문 사모펀드(PE) '앳워터캐피털'이 한국에 진출한다. 앳워터캐피털은 스티븐 스필버그, 톰 크루즈 등 유명 배우·감독·작곡가 등이 소속된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 에이전시(CAA)'와 함께 콘텐츠를 선별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잠재력을 높게 보고 창의성 역시 높이 평가해 해외 진출 국가 중 한국을 제일 먼저 선택했다.
사진설명
최근 방한해 매일경제와 단독 인터뷰한 바니아 슐로겔 앳워터캐피털 대표(35·사진)는 "엔터테이너들의 창의성이 높은 한국에 많은 기회가 있다고 본다"며 "유튜브 등으로 콘텐츠 소비의 국가 간 경계가 무너진 만큼 한국 콘텐츠 산업이 전 세계로 뻗어 나갈 여지도 무궁무진하다"고 밝혔다. 할리우드에서 '바니아'로 불리는 그는 이미 엔터테인먼트 업계 '큰손'으로 일한 경험이 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서 콘텐츠 분야 투자를 총괄했으며, 미국 힙합 레이블 로크네이션 최고재무책임자(CFO), 음반 업체 BMG 이사로도 활약했다.

앳워터캐피털은 아시아와 서양 간 문화 교류를 염두에 두고 탄생했다.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킹덤'을 제작해 대박을 낸 것처럼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콘텐츠를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인 어머니를 둔 슐로겔 대표는 "제가 LA에서 봤던 한국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어머니 고향인 충남 입장면에 있는 외갓집 사람들도 본다"며 콘텐츠 제작·유통이 더 이상 특정 국가와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앳워터캐피털이 경쟁 PE와 다른 점은 콘텐츠 발굴을 함께하는 유명 제휴사들이 있다는 것이다. PE 중 유일하게 CAA와 파트너십 관계를 맺고 공동으로 투자 대상을 검토한다. 또 미국 케이블방송 AMC, 스웨덴 기반 글로벌 펀드 EQT 등과 가까운 편이다. 슐로겔 대표의 '친정'인 KKR와도 최근 독일 미디어그룹 인수·합병(M&A)을 함께 진행하는 등 핵심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톰 크루즈, 스티븐 스필버그, 메릴 스트리프, 비욘세 등이 소속된 CAA와의 협업이 눈에 띈다. CAA는 '왕좌의 게임' '워킹데드' '하우스 오브 카드' 등을 성공적으로 출시한 바 있다. 앳워터캐피털이 성공 가능성이 높은 콘텐츠를 선별하고 발굴하는 데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최근 앳워터캐피털은 조지프 리(58·한국명 이백)를 아시아 총괄로 영입한 뒤 한국 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변호사인 리 대표는 뱅크오브아메리카, 흥국생명 등에서 투자 전문가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한국 법인 역할에 대해 슐로겔 대표는 "한국 콘텐츠를 전 세계로, 세계의 콘텐츠를 한국으로 소개하는 가교(Bridge)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앳워터캐피털은 한국에서 지식재산권(IP)과 콘텐츠 경쟁력을 갖춘 투자 대상 기업을 찾고 있다. 주요 대기업뿐 아니라 콘텐츠 회사들을 잇달아 만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영화 부문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닌 곳에 관심을 갖고 있다.

슐로겔 대표는 "한국에는 음악, 영화, 드라마 등 전 세계 사람이 감동할 만한 콘텐츠가 무수히 많다"며 "아시아 시장에서 중국부터 진출하는 대부분 PE와 달리 앳워터캐피털이 한국 법인 설립부터 준비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앳워터캐피털의 현재 운용자산은 1억5500만달러(약 1770억원)로 펀드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선 투자 업계 신흥 강자인 DS자산운용이 350억원을 이미 출자한 뒤 1000억원까지 출자금을 확대할 계획이다.

앳워터캐피털은 펀드 규모가 확대돼도 '콘텐츠 전문'이란 정체성을 이어 가겠다는 입장이다. 콘텐츠 주소비층인 젊은이들의 관심 분야가 점점 다양해지는 만큼 투자 대상도 대기업으로 국한하지 않고 다채롭게 선택한다는 계획이다.

[조시영 기자 / 강우석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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