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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지업계, M&A이슈로 뜨겁다

권한울 기자
입력 : 
2019-04-11 17:15:11
수정 : 
2019-04-11 19: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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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림포장·페이퍼 곧 안내서 발송
전주페이퍼도 연내 매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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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지업계의 인수·합병(M&A) 이슈가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폐지 값 하락으로 골판지 업계가 초호황을 누리면서 태림포장·태림페이퍼 몸값이 치솟고 있다. 여기에 신문용지 제조사 전주페이퍼도 시장에서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모두 사모투자펀드(PEF)가 최대주주인 회사다. 11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태림포장·태림페이퍼 최대주주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는 15일께 투자안내서(티저레터)를 인수 후보자에게 발송해 매각 작업을 시작한다. 국내 최대 골판지 회사인 태림포장은 라면 박스나 택배 박스 등 상자를 만드는 지함업체로 골판지 원지를 만드는 태림페이퍼 등 7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IMM PE는 2015년 창업주 정동섭 회장 일가가 보유한 태림포장 지분 58.9%와 자회사인 동일제지(현 태림페이퍼) 지분 34.54% 등 태림포장 7개 계열사를 약 35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후 IMM PE는 사업구조 재편 등을 통해 태림포장 지분율을 70%, 태림페이퍼는 100%로 늘렸다. 계열사 지분을 포함한 매각에 1조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태림포장·태림페이퍼 몸값이 세 배나 뛴 데는 중국 영향이 크다. 중국이 폐골판지와 폐신문 등 폐지 수입을 사실상 금지하면서 국내에 폐지가 넘쳐나 폐골판지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골판지 업체들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태림포장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78%나 뜀박질했고, 태림페이퍼는 영업이익이 175%나 늘었다.

태림포장·태림페이퍼 인수에는 국내 1위 제지업체인 한솔제지가 가장 적극적이다. 태림포장 인수 시 한솔제지 매출의 양대축인 인쇄용지와 산업용지 사업의 성장 정체를 극복하는 한편, 명실상부한 종합제지업체로서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신대양제지도 인수전에 뛰어든다고 알려졌지만 신대양제지 측은 "같은 업계라 돌아가는 상황을 체크하고 있을 뿐이지 인수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중국과 미국의 제지업체가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제2의 PEF에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주페이퍼도 올해 매각 작업을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전주페이퍼 지분은 미국계 사모펀드인 모건스탠리 PE와 신한금융지주 계열 신한대체투자운용(옛 신한PE)이 각각 58%와 42%를 갖고 있다. 2008년 세계 최대 신문용지 업체인 노르웨이 노스케스코그에서 81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신문용지 사업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악화 일로를 걸었던 실적이 최근 회복되자 10여 년 만에 투자 회수에 나선 것이다.

전주페이퍼는 2010년 시작한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 사업이 이익을 내고 있고, 경쟁사인 페이퍼코리아가 생산량을 줄이고 치킨게임을 주도하던 보워터코리아가 사업을 철수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2015년 465억원에 달했던 영업적자 규모가 크게 줄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솔그룹이 그룹 모태인 전주페이퍼를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그러나 한솔그룹은 태림포장 인수도 검토 중이라 둘 중 한 곳만 인수한다고 못 박고 있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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