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구조조정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 6월 공식 출범

25일 이사회서 'KDB인베스트먼트' 의결
새 대표에 '구조조정 전문가' 이대현 내정
구조조정 자회사, 이동걸 회장 철학 담겨
대우건설·한진중공업 매각 작업 과제로
  • 등록 2019-04-24 오후 3:05:47

    수정 2019-04-25 오전 10:01:05

올해 상반기 내로 정식 출범하는 ‘KDB인베스트먼트’의 신임 대표로 내정된 이대현 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은의 기업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KDB산업은행의 기업 구조조정을 전담할 자회사가 ‘KDB인베스트먼트’로 오는 6월께 공식 출범한다. KDB인베스트먼트가 구조조정 업무를 맡되, 산은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혁신금융으로 무게추를 옮기겠다는 이동걸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결정이다.

초대 대표에는 이대현 전 산은 수석부행장이 내정됐다. 이 전 수석부행장은 산은이 관리하고 있는 대우건설을 처리해야 하는 미션을 안게 됐다.

초대 대표에 ‘구조조정 전문가’ 이대현 내정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25일 이사회를 열고 구조조정 자회사 이름을 KDB인베스트먼트로 하고 신임 대표에 이 전 수석부행장을 선임하는 안을 의결한다. KDB인베스트먼트 설립을 주도해 왔던 이종철 AMC추진단장(전 산은 PE실장)은 부사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KDB인베스트먼트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시장 친화적이고 선제적인 구조조정의 리더가 되는 게 비전”이라며 “이사회가 끝나면 회사는 출범하는 것이지만, 경력 직원을 뽑고 (관리회사 각각에 지분을 투자할) 펀드를 만들어 자산을 담는 작업 등은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이 KDB인베스트먼트를 따로 만드는 것은 이 회장의 철학이 담긴 결정이다. 이 회장은 평소 ‘제2의 벤처기업 붐’을 자주 거론한다고 한다. 20여년 전 네이버와 엔씨소프트 등이 태어난 김대중정부 당시에 이은 또다른 4차 산업혁명 전략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 회장이 시장형 벤처투자 플랫폼인 ‘KDB 넥스트라운드’ 등을 부쩍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산은의 업무는 혁신금융 쪽으로 가고, 기업 구조조정은 자회사가 맡는 식이다.

구조조정 외풍(外風) 논란도 요인으로 꼽힌다. 산은의 기업 구조조정은 정부와 정치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았던 게 그 역사다. 금융권 한 인사는 “자회사가 설립되면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구조조정 작업을 할 때 외부의 개입 여지가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외부뿐만 아니라 산은 본점 역시 해당된다. 이 회장도 KDB인베스트먼트의 핵심은 ‘독립성’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새 대표로 선임될 이 전 수석부행장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워싱턴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1985년 산은에 입행해 신사업추진팀장, PF2 실장, 비서실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특히 ‘산은 2인자’ 수석부행장 시절인 2017년 12월 금호타이어 처리를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총괄해 관심을 모았던 구조조정 전문가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조직 구성에 돌입한 상태다. 경영관리·인사·노무를 맡을 경영관리 팀장급 인사와 펀드결산 등을 담당할 경영관리 팀원급 인사 채용에 나섰다. 경력직원 채용의 최종 면접은 다음달 말 예정돼 있다. 올해 상반기 내 정식 출범을 염두에 둔 스케줄이다.

대우건설·한진중공업 매각 작업 과제로

KDB인베스트먼트의 당면 과제, 다시 말해 산은으로부터 가장 먼저 넘겨받는 기업은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을 하루빨리 시장에 내놓고 새 주인을 찾아주겠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올해 중으로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손해를 봐도 팔 것”이라며 대우건설 매각을 추진했지만, 여전히 지분 50.8% 가진 대주주다. 지난해 초 호반건설이 우선대상협상자로 선정하기까지 했지만 끝내 매각을 마무리짓지 못했다. 산은은 한진중공업도 KDB인베스트먼트에 넘길 예정이다. 한진중공업의 경우 조선업 업황은 불확실성이 크지만, 부산 영도조선소의 입지가 좋다는 점이 투자 매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외에 산은이 관리하고 있는 KDB생명, 현대상선, STX조선 등을 자회사에 넘길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KDB인베스트먼트의 과제도 있다. 기업 구조조정 시장을 두고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역할이 겹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 구조조정의 물량 대다수가 산은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이를 ‘나눠먹기 식’으로 운영하는 것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래픽=김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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