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 남구 문현동에 위치한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일대가 신생 벤처기업인 스타트업들이 모이는 메카로 육성된다. 금융과 기술을 합친 핀테크 기업 등 30여 곳이 7월 말까지 BIFC에 입주할 예정이어서 이 일대가 앞으로 부산 스타트업의 집적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23일 BIFC 건물에 본사가 있는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오는 31일 스타트업 공간인 'KRX-IBK 창공 부산'이 개소한다. 한국거래소 55층 내 460㎡ 규모로 들어서는 창공은 거래소가 장소를 제공하고 IBK기업은행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입주 공모에는 288개 업체가 신청해 19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실시간 위치 정보 서비스,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하는 정보·통신 분야 업체가 전체 신청 업체의 24%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게임 영화 음악 등 문화·콘텐츠 분야가 15%로 뒤를 이었고, 건강·진단과 첨단제조·자동화 관련 업체가 각각 12%를 차지했다. 한국거래소는 국내 15개사와 해외 4개사 등 총 19개사를 최종 입주사로 선정했다. 선정된 업체는 국내 회사의 경우 신소재와 정보통신 등 기업이며, 해외는 첨단제조와 문화콘텐츠 회사 등이다. 선정된 업체는 6월부터 5개월가량 무상으로 사무공간을 사용하며 기술 개발과 구체적인 사업 구상, 투자 규모, 판로 개척 등을 한 뒤 비슷한 규모의 업체들이 계속 순차적으로 입주를 반복한다.

63층 BIFC 바로 옆 건물에는 핀테크허브센터가 들어선다. 부산시는 글로벌 사무실 공유 업체인 위워크(WeWork)와 손잡고 BIFC 2단계 사업장인 36층 복합건물에 '부산시-위워크 핀테크허브센터'(가칭)를 마련한다. 모두 5개 층에 스타트업 직원 등 700명 이상을 수용할 예정이다.

이곳에 입주하는 기업은 BIFC 입주 기업에 제공하는 법인세·소득세 면제 등 세제 혜택과 함께 부산시로부터 3년간 임차료를 지원받을 수 있다. 전 세계 위워크 공간과 맞춤형 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할 수도 있다. 특히 글로벌 스타트업들과 네트워크 구축 등 다양한 혜택과 체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지금까지 AI플랫폼과 페이오티 등 금융기술기업 19개사가 입주를 확정했다. 입주 논의를 하는 업체도 15개사에 달하는 점을 고려할 때 내년까지는 50개사가 입주할 것으로 부산시는 기대하고 있다.

신창호 부산시 미래산업국장은 "부산시-위워크 핀테크허브센터 유치로 핀테크 금융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초기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게 됐고, 블록체인 특구 지정에도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부산시는 오는 7월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앞두고 중소벤처기업부의 우선협상대상에 선정됐다. 중기부는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을 제외한 곳에 규제자유특구를 신설할 방침이다. 규제를 완화하고 행정과 재정 및 세제 등을 지원하는 규제자유특구는 지역 혁신성장을 촉진하는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시는 블록체인 기술을 응용한 산업과 관련한 규제 특례 및 실증·시범서비스를 지원해 관련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신 국장은 "부산시는 금융중심지 육성을 위해 그동안 산업은행 등 메이저 금융기관 유치에 힘을 집중했지만, 앞으로는 정부의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정책에 맞춰 BIFC 주변을 창업 집적지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창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주요 금융회사, BIFC 입주 금융기업과 함께 액셀러레이터(AV)와 벤처캐피털(VC) 유치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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