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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에서의 기다림을 기대감으로"… '나우웨이팅' 개발 [유망 중기·스타트업 'Why Pick']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6 16:40

수정 2019.05.2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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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버스킹
스마트 대기서비스 '나우웨이팅' 올 2월 누적 이용자 500만명 돌파
카카오톡 챗봇주문 시범서비스 중 소상공인에 경영플랫폼 제공 목표
막국수 가게가 단골 손님 300명에게 6개월 동안 2만원 가량의 수육을 무료로 제공한다? 이 말을 들었을 때 드는 의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남는 게 있나? 단골은 어떤 기준으로 정하는거야? 효과가 있긴 할까?' 대부분의 업주들은 이런 의문을 해결하지 못하고 아이디어를 접고 만다.

전상열 나우버스킹 대표 사진=박범준 기자
전상열 나우버스킹 대표 사진=박범준 기자


그러나 스마트 대기 서비스 '나우웨이팅'을 이용한 한 매장에서 이런 이벤트가 실현됐다. 나우웨이팅을 이용하며 가게 밖에서 기다렸던 고객 중 대기시간이 가장 길었던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것. 효과는 굉장했다. 계절음식인 막국수의 비수기에 이벤트를 진행해 비수기에도 고객들이 줄지 않아 매출 밸런스가 잡혔다. 대기시간이 긴 만큼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에게 리워드(보상)를 해줬기에 이들의 충성도는 더욱 높아졌다.


지난 21일 서울 역삼동 나우버스킹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전상열 대표는 "기다림을 기대감으로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 대기 관리 서비스지만 단순히 기다리게 하는 서비스만 되어서는 안 된다"며 "'기다렸는데, 기다릴 만한 곳이야'라고 매장의 고객관계(CR)를 개선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국 1500여 매장에서 쓰고 있는 '나우웨이팅'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카카오톡을 활용한 대기 고객 관리 서비스다. 고객이 매장 앞에 있는 태블릿에 연락처를 남기면 매장 앞에 줄을 서지 않고 대기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입장 가능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매장은 관리자용 태블릿 등으로 대기 명단을 한눈에 확인하고 간편하게 호출할 수 있다. 백화점처럼 고객이 메시지를 보기 힘든 공간에서는, 자동 전화 서비스를 이용해 고객에게 알림을 보낸다.

현재 나우버스킹은 '카카오톡 챗봇주문'에 대한 오픈베타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주로 카페를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 서비스는 고객이 매장 밖에서도 챗봇으로 메뉴를 주문·결제할 수 있다.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의 예약 서비스와 컬래버레이션(협업)하는 것도 논의되고 있다.

나우버스킹은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매장주가 예약과 대기, 주문·결제를 온라인상에서 받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O4O(Online for Offline)'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 대표는 "나우버스킹의 1번 과제는 매장의 생산성을 올려주는 것"이라며 "단순히 예약·대기·주문·결제 서비스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고객을 분석하고 재고나 인력관리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싶다. 다양한 회사들과 협업해서 소상공인을 위한 경영관리 플랫폼을 제공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단순히 기본 서비스 이용료나 기기 렌탈료를 높여 돈을 벌고 싶지 않다"라며 "최대한 매장주가 이익을 갖게 하고, 우리는 고객 데이터를 이용한 부가가치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우버스킹의 비전을 묻자 전 대표는 "이 곳이 더 좋아지도록"이라고 답했다. 그가 말한 '이 곳'은 단순히 외식업 매장이 아니라 사람이 모이는 오프라인 공간 전부를 뜻한다. 이미 나우버스킹의 서비스는 은행이나 볼링장 등 다양한 오프라인 공간에 들어가 있다.

전 대표는 "가장 개선될 게 많은 곳이 소상공인들이 하는 외식업이라 첫 타깃을 잡은 것"이라며 "오프라인 공간이 IT 기술을 통해 더 좋아지면 사람들도 그 공간을 더 좋아할 것이다. IT 기술로 공간을 혁신하고 사람들이 그곳을 더 좋아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Why pick?] 2014년 설립된 나우버스킹은 2016년 스마트 웨이팅 서비스인 '나우웨이팅'을 개발, 2017년 정식 출시하며 소상공인 지원 서비스에 본격 뛰어들었다.
서비스 개발 직후인 지난 2016년 말 미래창조과학부 주관 K-ICT 차세매미디어대전에서 대상(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을 수상하고, K-Global 300 스마트미디어 부분에 선정됐다. 이후 지난해 4월 카카오, 세마트랜스링크 인베스트먼트,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등으로 부터 총 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2월에는 나우웨이팅 누적 이용자 수가 5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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