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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사모펀드 대표가 농산물 유통에 주목한 이유는?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09 18:20

수정 2019.06.09 18:20

농수산물 경매업체 구리청과 인수.. 박지윤 포시즌캐피탈파트너스 대표
안전한 먹거리 제공과 동시에 수익도 낼 수 있는 ‘임팩트 투자’
"유통구조 개선해 거래 규모 확대"
[fn이사람] 사모펀드 대표가 농산물 유통에 주목한 이유는?

박지윤 포시즌캐피탈파트너스 대표(사진)는 최근 농수산물 최대 경매업체 '구리청과'를 인수하면서 농산물 유통 애찬론자가 됐다.

포시즌캐피탈파트너스는 웨일인베스트먼트와 함께 구리지역 농수산물시장 최대 경매업체 '구리청과'를 285억원에 인수했다. 구리청과는 1997년 5월 설립된 구리지역 1위 농산물 유통업체다. 생산자로부터 과일·채소 판매를 위탁받아 도매시장에 판매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 품목별 동향과 낙찰가격 등 유통정보도 제공한다.

박 대표는 9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구리청과라는 농산물 유통업체에 투자한 것은 '농수산물 제값 받기와 안전한 먹거리 제공'이라는 사회적 선(善)을 실천하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임팩트 투자, 사회적 책임투자(SRI)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포시즌캐피탈파트너스와 웨일인베스트먼트는 올해 1·4분기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으로부터 구리청과 지분 100%를 인수했다. 포시즌캐피탈파트너스가 190억원을, 웨일인베스트먼트가 95억원을 책임졌다.

그는 대형마트 구매 담당 등을 직접 만나면서 농산물 유통에서 기회를 발견했다. 거래단계가 복잡해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불만족하는 것을 개선하면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필수소비재라 투명하고 쾌적한 거래 환경으로 거래량을 늘려도 밸류(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박 대표는 "구리청과의 경우 구리시에 인접한 서울의 동대문, 성북, 중랑, 노원, 강북, 도봉 등 거주 고객까지 타깃으로 보고 있다"며 "내부 경영개선 및 현대화 등으로 시장 규모를 늘리는 것이 목표다. 구리시장 전체 거래규모가 연 7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늘어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숙부인 박영인 전 세계식량농업연구원장의 가르침도 투자에 한몫했다. 박 전 원장은 1982년 국내에 처음으로 농수축산업 자조금(自助金)제도를 소개한 주인공이다. 덕분에 박 대표는 농산물유통혁신의 중요성을 어려서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다고 한다.

박 대표는 앞으로 친환경기업 등 SRI나, 금융산업 혁신 핀테크 기업 등에 대한 투자를 눈여겨보고 있다. 그는 "스스로 책임하에 미력하나마 사회적 선을 실현하는 착하고 좋은 투자회사를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과감하게 투자회사를 설립했다"고 했다.

박 대표는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에서 1호 PEF를 만들 당시 팀장으로 참여한 사모펀드의 살아있는 역사로 꼽힌다.
2004년 사모펀드(PEF) 법제화를 위한 재경부 태스크포스(TF)에 참여했고, 같은 해 12월 결성된 국내 1호 사모펀드(1400억원)의 핵심운용인력이었다. 2018년 독립해 결성한 프로젝트 PEF를 포함해 1조50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의 핵심운용인력으로 다양한 투자활동에 참여했다.


특히 2005년 국내 1호 기업 구조조정 투자회사(CRV)의 투자건인 신우(현 제이준코스메틱)에 대한 275억원 규모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2009년 7808억원 규모 두산그룹 선행적 구조조정 투자, 2014년 3100억원 규모 펀드를 통한 동부익스프레스 바이아웃 투자를 경험하기도 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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