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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업계, 바이오벤처 투자 ‘큰 손’으로 급부상하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6.11 15:53

한독, SCM생명과학과 줄기세포치료제 라이선스 계약 체결

[에너지경제신문=김민지 기자] 국내 제약업계가 바이오벤처 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바이오벤처 투자의 ‘큰 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제약사들이 바이오벤처 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신약 연구개발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약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려면 오랜 기간과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최근 바이오벤처 기업들의 기업공개(IPO)가 잇따르면서 이들 기업에 지분 투자한 제약사들도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약사들은 바이오벤처 투자로 후보물질을 우선적으로 확보하거나 공동연구를 통한 협업이 가능하다"면서 "신약개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파이프라인 확대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 바이오벤처 투자로 가장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까지 안트로젠 주식 약 100만주를 팔아치우며 총 774억원의 투자 수익을 거둬들였다. 투자 당시 금액보다 거둬들인 수익이 36배 급증했다.

앞서 부광약품은 올해 1월 안트로젠 주식 60만171주를 약 397억원에 매각을 결정했다. 부광약품과 오너 일가는 지난해부터 안트로젠 주식을 장내 매도했다. 지난해 8월말부터 9월말까지 10차례에 걸쳐 안트로젠 주식을 팔아 치워 312억원의 수익을 냈다.

지난 2000년 부광약품은 안트로젠에 15억원을 출자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이후 유상증자 및 추가 출자에 참여하면서 48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안트로젠이 상장되면서 초기 투자금액 대비 수십배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부광약품은 미국의 에이서테라퓨틱스, LSK바이오파트너스 등에도 투자했다.

부광약품은 지난 2009년 LSK바이오파트너스 주식 10만주를 1억4000만원에 취득했다. 7년 후 2016년 LSK바이오파트너스 지분을 41억원에 전량 처분했다. 투자대비 30배 이상의 수익률이다. 에이서테라퓨틱스는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부광약품의 수익률도 크게 수직 상승했다. 부광약품은 에이서의 지분 5.42%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5년 45억원을 투자한 이래로 현재 가치는 약 145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백인재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부광약품은 국내 제약사 중 가장 효율적인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구사해 우수한 투자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지난해말 기준 미국, 캐나다, 한국 등에서 모두 6개의 바이오벤처기업에 투자한 부광약품은 지금까지 683억원을 회수했으며 미실현 이익이 약 1154억원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한독은 최근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업체 SCM생명과학과 4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와 줄기세포치료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한독은 이번 투자를 통해 SCM생명과학이 개발 중인 ‘중증 아토피 피부염 줄기세포치료제’에 대한 공동 개발·국내 상용화 독점 권한을 확보하게 됐다.

회사에 따르면 중증 아토피 줄기세포치료제는 치료 효과가 최소 6개월에서 최대 21개월까지 지속된다.

SCM생명과학은 올해 안에 중증 아토피 줄기세포치료제 호주 임상 1/2a상을 시작하고 이후 미국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독은 또 중증아토피 피부염 줄기세포치료제 뿐만 아니라 SCM생명과학이 개발 중인 다양한 줄기세포치료제에 대한 협력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다.

한독은 오픈 이노베이션에 주력하고 있다. 올 초 제넥신과 미국 바이오벤처 레졸루트에 지분 투자를 하며 바이오의약품 개발 경험을 확보했다. 이중항체 신약과제를 기술이전해 개발 중인 미국 바이오벤처 트리거에 500만달러 규모의 지분투자를 진행했다.

김민지 기자 minji@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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