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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소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전문) 기업들이 대기업은 물론 중국·대만 등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업계는 성장 잠재력을 갖춘 기업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정책을 마련해달라고 입을 모았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22일 서울시 포스트타워에서 ‘시스템반도체 분야 중소벤처기업의 기회와 육성방안’을 주제로 ‘제1회 중소벤처기업 미래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박재근 반도체디스플레이학회장과 김수환 서울대 교수 등 전문가를 비롯해 팹리스 기업, 반도체 전문 벤처캐피털(VC), 반도체 장비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시스템반도체 기술 환경과 시장 전망은 물론 팹리스 기업이 직면한 현실적인 어려움, 벤처투자 활성화 방안과 바람직한 기업 관계에 관한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패널로 참여한 송봉섭 큐버모티브 이사는 “시스템반도체는 설계자가 모든 회로를 설계하고 비싼 공정으로 만들어야 해 개발 기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아무리 저렴한 제품을 만든다고 해도 2~3년의 시간과 1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며 “일단 완성만 해도 많은 매출과 이익이 되는 대기만성형 제품이지만, 사업화가 오래 걸리다보니 단기간에 실적 확인이 어렵다. 때문에 그동안 정부 지원에서 팹리스 기업이 소외돼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지원은 규모가 크고 빠르게 사업화가 가능한 업체 위주였다. 현재 역량보다는 향후 성장할 잠재력 위주로 평가해야 한다”며 “팹리스 기업 당 최소 2~3년 동안 20억원 정도는 지원해야 한다.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시스템반도체 관련 150여개 팹리스 업체 명단을 추려 지난 5월부터 삼성 등 대기업과 상생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우리나라가 시스템반도체 부분은 세계 시장에서 약 6% 점유율에 불과한 상황이다. 데이터와 AI 분야에서의 한단계 도약을 위해 시스템반도체 산업은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