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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브릿지벤처스를 움직이는 사람들]유승운 대표, 창립 10주년 '넥스트벤처' 투자 사령관①취임 후 첫 1000억 펀드·PEF 신설, '퍼스트 콜 VC' 만들기

방글아 기자공개 2019-12-10 08:16:10

[편집자주]

스톤브릿지벤처스는 'ICT 투자 명가'로 이름을 알린 중견 벤처캐피탈(VC)이다. 국내에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한 2008년 설립돼 초기부터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선도 투자로 고수익 트랙레코드를 확보하며 입지를 다졌다. 최근에는 투자 영역을 확장하며 톱티어 VC로 도약에 나섰다. 오늘날 스톤브릿지벤처스를 있게 한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9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스톤브릿지캐피탈과 한몸이던 시절을 포함해 2018년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2017년 스톤브릿지캐피탈에서 떨어져 나온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유승운 대표 선임 이후 본격적으로 몸집을 키워 나가고 있다. 스톤브릿지벤처스가 10돌을 지나 중견 VC 도약기로 접어든 올초 '넥스트 스톤'의 새 판을 짤 전략 사령관으로 유승운 대표(사진)가 영입됐다.

유 대표는 현재 국내 VC 업계의 중추를 이루고 있는 1972년 출생 벤처캐피탈리스트다. IT 산업에 거품이 꺼지며 'VC 빙하기'가 불어닥친 1999년 말 업계에 입문해 2012년 금융위기까지 희노애락을 고스란히 경험해 왔다. VC 업계가 최근 수년간 유례 없는 호황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과거 쓴맛이 재현될 수 있다는 어드바이징을 제공하는 역할을 업계에서 도맡고 있는 세대다.

유 대표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LG유플러스(옛 LG텔레콤)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대외 컨설팅 업무를 하면서 만나 가까워진 지인들의 엑셀러레이터 설립 제안에 기꺼이 참여를 결정했고 이것이 VC업계에 입문한 계기가 됐다.

당시만해도 돈이 필요한 사업자라면 십중팔구 은행 대출을 두드리던 시절이다. 부지 등을 보유한 사업자들은 이 자산을 담보로 창업했지만 이마저도 없는 이들은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시드 머니를 마련했다. 벤처 투자 개념 자체가 낯설던 이 시절에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커리어를 시작한 그를 의아하게 바라보는 이들이 많았지만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던 유 대표는 이 우연한 제안을 기회로 포착했다.

이후 유 대표는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옛 CJ창업투자)와 소프트뱅크벤처스, 솔마인 유한회사, 카카오벤처스 등을 두루 거치며 현재까지 20여년의 커리어를 쌓아 왔다. 올초 스톤브릿지벤처스 합류는 스톤브릿지 설립자 김지훈 스톤브릿지캐피탈 파트너의 러브콜을 유 대표가 흔쾌히 받아들이며 성사됐다.

스톤브릿지벤처스에서는 '퍼스트 콜(First Call) VC' 만들기를 중장기 목표로 정했다. 피투자기업부터 출자기관(LP)에 이르기까지 투자 관련 문의가 생길 때 가장 먼저 전화하고 싶은 곳으로 스톤브릿지벤처스를 떠올리게 하겠다는 의지다. VC 업계가 최근 몇년 간 유례 없는 호황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서도 앞선 희노애락의 경험을 살려 함께 고민하며 신뢰받는 VC로 자리매김해 나간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의욕적인 청년과 같은 이미지의 스톤브릿지벤처스가 실력과 원숙함을 갖춘 중견 VC로 성장하는 스토리를 써나간다는 구상이다. 설립 초기 결성 펀드들의 청산기점이 도래하는 10년을 전후해 폐업의 길로 들어서는 VC가 적잖은 가운데 끊임 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스타트업·벤처와 같은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당장은 펀드 대형화와 투자 바운더리 넓히기에 전념하고 있다. 실제 유 대표 선임 초기 공언들은 실질적인 성과로 속속 나타나고 있다. 올해 첫 '1000억 펀드'를 비롯해 회사 첫 번째 '사모투자펀드(PEF)'를 결성해냈다. 1050억원 규모 '스톤브릿지 한국형 유니콘 투자조합'과 1265억원 규모의 'IBK-스톤브릿지 혁신성장 PEF'다. 이는 스톤브릿지벤처스 누적 운용자산(AUM)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로 유 대표 취임 첫해 2개 펀드만으로 넘어섰다.

투자 바운더리 확장은 다양한 LP, 피투자기업 등 관계자들의 요구사항을 폭 넓게 수용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초기 스타트업 투자 위주로 트랙레코드를 쌓아 왔지만 올 들어 1호 PEF 신설과 함께 결성한 765억원 기술 투자 펀드의 주 투자처를 중후기 벤처로 삼았다. 그로쓰(Growth) 스테이지 벤처를 주목적 투자처로 정한 이 펀드에서 우수한 성과를 만들어 다방면에서 강한 톱티어 VC로 도약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유 대표는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때가 VC가 사회·경제 문제 해결자로 참여하고 있다는 걸 체감할 때라고 했다. 일상생활 속 불편함 해소를 위해 창업에 나선 기업가(Entrepreneur)들과 함께 문제 의식을 공유하고 그 아이디어를 함께 사업화해 바뀐 일상을 경험할 때다. 과거 30년 간 이 같은 사례가 축적돼 유능한 인재들이 VC업계로 몰리고 있는 최근의 현상에 대해서는 자부심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유 대표는 VC 업계에서 10년 주기 2번의 경제 사이클을 지나는 동안 '끝날 때까진 끝난 것이 아니다'는 겸손의 미덕을 체감했다 한다. 산업 최앞단에서 투자를 감행하는 업무 특성상 자연스레 공격성이 수반되지만 겸손을 잃지 자세를 투자의 미덕으로 보고 있다. 호시절에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 속 디테일을 챙기는 게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역할이라는 생각이다.

유 대표는 "국내에 VC 산업이 태동한지 30년이 넘었고 과거 10여년 간은 본격적인 성장이 이뤄져 왔다"며 "사람으로 치면 의욕이 중요하던 청년기를 지나 실력과 인성을 겸비해야 하는 때"라면서 "업계의 양적인 성장과 더불어 질적 성장을 함께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브랜드라는 것은 단순히 우수한 트랙레코드를 넘어 고유의 철학과 색채, 향기 등 다양한 요소로 만들어진다고 본다"면서 "투자를 맡기면 잘 운용할 수 있다는 믿음을, 피투자기업에겐 함께 할 수 있다는 정직을 보여줌으로써 스톤브릿지벤처스를 가장 먼저 찾고 싶은 VC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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