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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스 업체서 스타트업 발굴사로…슈피겐코리아의 변신
휴대폰 액세서리로 아마존 상위 10위 셀러 등극
후발 스타트업 아마존 공략 ‘도우미’ 나서
슈피겐코리아 김대영 대표

휴대폰 케이스와 액정보호 필름 등 휴대폰 주변기기 전문업체로 세계 시장 3위까지 발돋움한 중소기업이 자사의 성장루트를 다른 스타트업에 ‘이식’하는 액설러레이터로 변신하고 있다.

슈피겐코리아(대표 김대영)는 2009년 휴대폰 액정을 보호하는 필름을 제작, 판매하는 것으로 시작해 휴대폰 액세서리 전문업체로 자리매김한 중소기업. 아마존에 집중한 판매 전략으로 미국 등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올해 3분기 매출 835억원, 영업이익 118억원, 당기순이익 117억원이란 실적까지 고속 성장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5%, 영업이익은 1.7%, 당기순이익은 34.5%나 성장했다.

올해 3/4분기까지 누적 실적은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8.4% 늘어 2161억원, 당기순이익은 5.9% 증가한 304억원이다.

슈피겐코리아는 성공 비결로 북미 시장을 우선 공략한 점, 특히 아마존을 통한 판매에 집중하는 전략을 꼽았다. 스마트폰 트렌드가 급변하는 곳이 미국인 만큼, 가장 먼저 진입해야 할 시장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올 3분기 누적 매출액 중 51.6%인 1116억원이 북미에서 발생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시장개척 경험을 살려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이들의 해외 공략법을 코치해주는 파트너로 나서고 있다. 자회사 슈피겐뷰티를 통해 더스킨팩토리와 라보셀의 제품을 미국 아마존에 독점으로 유통·판매하기로 했다.

더스킨팩토리는 온라인 시장에서 3초에 1개씩 판매된다는 ‘쿤달 샴푸’로 유명하다. 자연 유래 성분으로 향을 다양화 한 샴푸를 앞세워 출시 2년만에 국내에서만 연 매출 250억원을 달성했다. 라보셀은 ‘GD11’ 브랜드를 내세워 인체 제대혈 유래 세포 배양액 화장품을 출시, 한국과 일본 홈쇼핑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슈피겐은 아마존에서 상위 판매자 10위에 오른 노하우를 살려 아마존에 쿤달과 GD11 제품을 유통한다는 계획이다.

슈피겐뷰티는 슈피겐의 사내벤처 형태로 운영되다 지난 3월 자회사로 독립했다. 슈피겐이 K뷰티 제품 유통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은 이후 자체 화장품 브랜드인 ‘글램업’도 출시했다. K뷰티 업체들은 슈피겐의 아마존 유통 경험을, 슈피겐은 K뷰티 브랜딩 방법을 서로 익히는 셈이다.

여성용품 라엘도 슈피겐코리아가 아마존 공략법을 전수한 스타트업이다. 슈피겐은 라엘에 2017년 초 시드머니 투자를 집행했고, 이후 아마존부터 시장을 뚫는 역발상 마케팅 노하우를 전수했다. 이후 라엘은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에이티넘파트너스 등 굴지의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도 받고, 미국 온라인 유기농 제품 시장인 스라이브 마켓 등에도 진출했다. 라엘은 아마존에서 성장해 지난 4월 국내에 생리대 등 제품을 출시하며 ‘역진출’했다.

슈피겐은 종합 온라인 유통 플랫폼사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이는 본업의 위기로 인한 수익다변화 측면이 아닌 성장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를 스타트업들과 공유하겠다는 차원에서다.

시장조사 기관인 크레덴스 리서치는 글로벌 모바일 케이스 시장에 대해 2016년 말 1293억4000만달러였던 것이 2023년까지 연 5.8% 성장해 1921억달러까지 커질 것이라 전망했다. 모바일기기 액세서리 시장에서 세계 3위의 점유율을 갖춘 슈피겐에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슈피겐은 본업인 휴대폰 액세서리 시장에서 성장을 지속하는 한편, 후배 스타트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로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슈피겐코리아 김대영 대표는 “성장 가능성이나 잠재력도 중요하지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동반성장 가능성”이라며 “아마존에서 비즈니스를 한 경험을 살려 올해 초 물류대행 서비스를 시작했고, 라엘같은 소규모 셀러들이 모두 파트너사”라고 강조했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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