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벤처투자 최대인데…아쉬움 남는 이유

지난해 벤처투자액 사상 첫 4조 돌파, 유니콘 기업 11개 기록
데이터3법·벤처특별법 등 국회 본회의 통과, 벤처업계 '숨통'
하지만 타다 논란 등 규제로 인해 벤처 발목 잡은 사례 있어
'흰쥐의 해' 경자년, "규제 완화 등 벤처 발전 위한 한해" 바람
  • 등록 2020-01-12 오후 3:55:34

    수정 2020-01-12 오후 3:55:34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우리나라 벤처산업은 갈라파고스 규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8월 고인이 된 ‘벤처대부’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은 생전에 “우리나라는 경직된 규제 정책 때문에 4차 산업혁명에 있어 미국과 중국 등과의 경쟁에서 현격히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규제 정책을 오랜 기간 외부와 단절해 ‘자연사 박물관’이라고도 불리는 갈라파고스 섬에 비유한 것이다.

지난해는 ‘제2벤처붐’이 일어나는 등 우리 벤처산업이 크게 성장한 한해였다. 우선 벤처투자액은 사상 처음 4조원을 돌파했다. 벤처투자액은 2016년 2조 1503억원에서 이듬해 2조 3803억원, 2018년 3조 4249억원 등 최근 몇 년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이어 지난해에도 4조원 이상을 달성하며 이러한 흐름을 이어갔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벤처기업을 상징하는 유니콘 기업 수도 크게 증가했다. 바이오의약품에 주력하는 에이프로젠이 지난달 유니콘 기업에 등재되면서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 수는 쿠팡, 비바리퍼블리카, 야놀자, 크래프톤, 무신사 등에 이어 총 11개사로 늘어났다. 이전까지 연간 1개 정도 추가됐던 국내 유니콘 기업 수는 2018년 3개, 지난해 5개 등 최근 몇 년 새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210개사)과 중국(102개사), 영국(22개사), 인도(18개사)에 이어 독일과 함께 유니콘 기업 보유국 5위로 올라섰다.

특히 국내 벤처기업 총 매출액은 192조원에 달했다. 이는 삼성그룹(267조원)에 이어 재계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고용은 71만 5000명으로 4대그룹을 모두 합친 66만 8000명보다 많았다. 오랜 기간 음지에 머물렀던 벤처산업이 이제 우리 경제를 떠받칠 당당한 주역으로 거듭난 셈이다. 현 추세라면 벤처산업은 자동차와 조선, 철강 등 ‘중후장대’ 산업을 뛰어넘어 향후 우리 경제 성장과 함께 고용 창출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벤처산업 발전을 도울 법안들 역시 국회 문턱을 넘어섰다.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개정안 등 데이터3법을 비롯해 벤처기업특별법, 벤처투자촉진법 등이 그러하다. 이들 법안은 여·야간 정쟁에 가로 막혀 지난해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하고 결국 해를 넘겼다. 이렇듯 표류할 뻔한 법안들은 지난 9일 극적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벤처산업 발전에 있어 여전히 적지 않은 과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벤처업계를 뜨겁게 달군 ‘타다’ 논란이 대표적이다. 검찰은 승합차 호출서비스 타다와 관련, 이를 운영하는 이재용 쏘카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타다가 11인승 승합차와 운전기사를 이용해 면허 없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운영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규제한 후 일부 되는 것만 허용하는 포지티브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이로 인해 에어비앤비(숙박공유)와 우버(차량공유) 등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기업조차도 우리나라에 진출한 후 규제에 가로막혀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이는 미국과 중국, 영국 등이 일단 모두 허용한 후 문제가 될 경우에만 규제하는 네거티브 제도를 운영하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흰쥐의 해’라는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다. 올해도 벤처기업들은 부지런한 쥐처럼 생존과 발전을 위한 치열한 한해를 보낼 것이다. 벤처투자액은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유니콘 기업은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이렇듯 한층 탄력을 받은 우리 벤처산업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가 규제를 추가적으로 완화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강경래 이데일리 중기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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