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뒤처진다"…급해진 벤처, '규제개혁당' 창당

벤처업계, 22일 '규제개혁당' 창당 선언
"규제개혁을 통한 대전환…젊은 여성벤처인 비례대표로"
창당 활동 모두 SNS 등 온라인 플랫폼으로
"요지부동 무능한 정치권에 충격 줄 것"
  • 등록 2020-01-22 오후 5:12:16

    수정 2020-01-23 오전 12:16:50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열린 벤처연합포럼. (사진=한국엔젤투자협회 제공)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벤처업계가 규제개혁을 위해 ‘창당’을 공식화하고 정치 참여를 선언했다. 20년 가까이 정부와 정치권에 규제 개선을 ‘읍소’했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자 위기감을 느낀 벤처인들이 직접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IT 분야 벤처기업인들은 최근 서울 강남 팁스타운에서 창당 관련 모임을 열고 ‘규제개혁당’ 창당을 결정했다. 창당 주축은 고경곤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장,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 이금룡 도전과나눔 이사장 등 오랫동안 한국 벤처업계를 이끌어 온 인물들이다.

벤처업계가 창당에 나선 가장 큰 목적은 규제개혁이다. 그간 벤처업계는 규제 체계를 ‘포지티브’(Positive·되는 것 빼고 다 안 되는)에서 ‘네거티브’(Negative·안 되는 것 빼고 다 되는)로 바꿔야 한다며 정부와 정치권에 줄기차게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정치 일선에 나선 것이다.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은 “규제 문제는 여전히 대한민국 산업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포지티브 규제 제도로는 신기술이 나와도 사업화를 하기가 어렵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퍼스트 무버’가 영원히 될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에 나선 것”이라고 창당 취지를 설명했다.

창당선언문에는 ‘규제개혁을 통한 대한민국의 대전환’이라는 주제로 △네거티브 규제 △디지털 자치 및 분권 강화 △출산·육아 복지국가 △4차산업기술 기반 개혁 △규제부처 축소 및 담당 공무원 감축 △핀테크 및 공유경제 수용 등 내용을 담았다.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발기인을 모집하고 1월말 창당대회를 열 예정이다. 최소 3월 중순까지 전국 5개 도시에 총 5000명 이상 당원을 모집하고 정당 등록을 마친다는 방침이다.

새로 생길 규제개혁당의 비례대표 후보자 1번에는 젊은 여성 벤처인이 선정될 예정이다. 공직선거법상 비례대표 후보자 명부 순위의 매 홀수에는 여성을 추천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 회장은 “우리나라의 혁신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여성 정치인을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비례대표 2번은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가 낙점됐다. 구 변호사는 벤처업계를 대표해 규제개혁 필요성을 정부와 정치권에 가장 적극적으로 설파한 인물로 꼽힌다. 구 변호사는 “오죽하면 벤처인들이 정치를 하겠다고 나섰겠나”라며 “이제는 정말 규제개혁의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고, 더 늦으면 혁신의 기회가 영영 사라진다는 위기감에 모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제개혁당의 당면 목표는 비례대표 의원을 배출할 수 있는 전국 득표율 3% 획득이다. 고 회장은 “75만표만 얻으면 의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판단한다”라며 “벤처업계가 단 1석이라도 확보하면 기성 정치권이 자극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장(왼쪽), 고경곤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장
새해 들어 벤처기업특별법 개정안과 벤처투자촉진법 등 벤처업계가 염원한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지금처럼 정치권에만 매달리는 방식으로는 4차 산업혁명 흐름을 따라갈 수 없다는 업계의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타다 금지법’이 대표적이다. 일부 벤처업계는 타다 금지법이 모빌리티 분야 혁신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반대해왔지만, 국회 본회의 통과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 원격의료, 빅데이터 등 분야에서 전 세계가 빠르게 앞서 가고 있는데, 정부와 정치권은 여전히 ‘하나씩 해결하자’라는 전통적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다”며 “요지부동의 무능한 정치권에 충격을 줘야 한다는 벤처인들의 의지가 결국 행동으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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