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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IT 분야 벤처기업인들은 최근 서울 강남 팁스타운에서 창당 관련 모임을 열고 ‘규제개혁당’ 창당을 결정했다. 창당 주축은 고경곤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장,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 이금룡 도전과나눔 이사장 등 오랫동안 한국 벤처업계를 이끌어 온 인물들이다.
벤처업계가 창당에 나선 가장 큰 목적은 규제개혁이다. 그간 벤처업계는 규제 체계를 ‘포지티브’(Positive·되는 것 빼고 다 안 되는)에서 ‘네거티브’(Negative·안 되는 것 빼고 다 되는)로 바꿔야 한다며 정부와 정치권에 줄기차게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정치 일선에 나선 것이다.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은 “규제 문제는 여전히 대한민국 산업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포지티브 규제 제도로는 신기술이 나와도 사업화를 하기가 어렵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퍼스트 무버’가 영원히 될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에 나선 것”이라고 창당 취지를 설명했다.
비례대표 2번은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가 낙점됐다. 구 변호사는 벤처업계를 대표해 규제개혁 필요성을 정부와 정치권에 가장 적극적으로 설파한 인물로 꼽힌다. 구 변호사는 “오죽하면 벤처인들이 정치를 하겠다고 나섰겠나”라며 “이제는 정말 규제개혁의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고, 더 늦으면 혁신의 기회가 영영 사라진다는 위기감에 모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제개혁당의 당면 목표는 비례대표 의원을 배출할 수 있는 전국 득표율 3% 획득이다. 고 회장은 “75만표만 얻으면 의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판단한다”라며 “벤처업계가 단 1석이라도 확보하면 기성 정치권이 자극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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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 원격의료, 빅데이터 등 분야에서 전 세계가 빠르게 앞서 가고 있는데, 정부와 정치권은 여전히 ‘하나씩 해결하자’라는 전통적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다”며 “요지부동의 무능한 정치권에 충격을 줘야 한다는 벤처인들의 의지가 결국 행동으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