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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억으로 출발, 운용자산 7조로 키워

강우석 기자
입력 : 
2020-02-28 0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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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매경 증권대상 / 자본시장리더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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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인베스트먼트는 국내 사모펀드(PEF) 업계의 대표적인 '맏형'이다. 1999년 설립된 1세대 PEF로서 시장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그 중심엔 창업주 도용환 회장(사진)이 있다. 그는 400억원 규모 1호 벤처펀드로 출발한 스틱의 운용자산 규모를 7조원 수준까지 키웠다. '제조업을 넘어 자본 수출에도 나서야 한다'는 철학으로 해외에도 진출해 한국 자본시장의 역량을 한 단계 높이기도 했다. 그가 2020 매경 증권대상에서 자본시장리더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유다.

도 회장은 신한생명 투자운용실장 출신으로 1996년 스틱투자자문을 설립하며 창업에 뛰어들었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전신인 '스틱IT투자'를 만든 건 벤처붐이 일던 1999년이었다. 우후죽순 생겨난 벤처캐피털과 달리 엔지니어 출신들에게 투자 업무를 맡겼다. 사업성이 의심되는 회사엔 투자하지 않았고,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어도 상용화 가능성을 철저히 검토했다. 이른바 '닷컴 버블'이 걷힌 이후에도 회사가 살아남은 비결이다. 그는 "보수적인 보험사 출신으로서 내 역할은 직원들이 투자를 못하게 말리는 것이었다"며 "IT 버블 당시 과도한 투자를 안 한 점 역시 이 때문"이라 말했다.

스틱은 한국 PEF 시장과 성장을 함께했다. 정부가 '토종 사모펀드를 육성한다'며 2004년 간접투자자산운용법을 만들자, 2년 뒤인 2006년 첫 PEF 조성에 성공했다. 당시 콘셉트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견 기업에 투자(그로스캐피털)하는 것이었다. 이후 기업 경영권을 인수하는 전략(바이아웃)으로 보폭을 넓혔으며, 2016년엔 기업의 특수한 상황에 투자하는 스페셜시추에이션(SS) 펀드도 조성했다. 스틱은 계속해서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지배구조 개편, 구조조정, 일감 몰아주기 해소 등에서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 올해 1조1900억원 규모를 목표로 조성 중인 '2호 SS펀드' 결성을 끝마칠 계획이다.

업무 영역도 넓혔다. 2018년 6월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을 세우며 부동산, 인프라스트럭처 등 실물자산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했다. 그해 7월엔 벤처투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스틱벤처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PEF를 넘어 다양한 투자전략을 아우르는 조직 체계를 완성한 것이다.

스틱이 다른 토종 PEF와 가장 차별되는 점은 해외에 끊임없이 문을 두드린다는 데 있다. 이는 자본 수출 의지가 강한 도 회장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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