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남 KIC 사장 / 사진 = KIC 제공
최희남 KIC 사장 / 사진 = KIC 제공

[서울와이어 한보라 기자]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포스트코로나 시대 투자전략으로 ‘구조적 변화’를 꼽았다. 지난 3월 세계보건기구(WTO)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저해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최 사장은 27일 오전 미국 경제연구기관인 밀켄연구소가 개최한 화상회의에 한국대표 연사로 참여해 “KIC는 투자전략으로 기회와 위험의 양면성을 고려한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데 역량을 모을 예정”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아울러 팬데믹 이후의 글로벌 기조를 ‘비대면‧디지털‧헬스케어’로 진단하고 “헬스케어와 같은 구조적 변화에 따른 수혜 예상 종목을 발굴하는 것이 목표”라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유망한 대체투자 기회를 선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코로나19 이후 유망 수출시장을 ‘하우스’(HOUSE)로 꼽은 것과 맥을 같이한다. 지난 25일 무역협회는 보고서를 통해 향후  5대 소비트렌드(헬스케어‧온라인‧언택트‧스마트인프라‧홈코노미)를 선정했다. 

 

이전의 금융위기가 수요의 적신호였다면 이번 위기는 공급이 동반됐다는 점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점친 것이다. 이에 따라 앞서 KIC가 밝혀온 “이제는 대체투자 기회를 모색하겠다”던 투자전략이 어떻게 재편될지 관심이다. 

 

지난 2월 KIC는 올해 추진과제로 대체투자 강화를 선언하는 한편 △국내 금융산업 동반 성장 △책임투자의 적극적 확대 △북미 벤처 및 기술투자 확대 △인공지능·빅데이터 기반 투자전략 강화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작년 KIC는 9.02%에 달하는 대체투자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부문별로는 사모펀드(8.09%), 부동산‧인프라(8.05%), 헤지펀드(5.28%)의 순이었다. 당시 최 사장은 대체투자 확대의 이유로 “위험 분산과 안정적 장기 수익 창출”을 꼽은 바 있다. 

 

특히 KIC가 강조한 것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에 사무실을 설립해 대체투자 전초기지를 잡겠다는 것이었다. 이는 KIC가 기존 해외 거점지로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싱가포르 등 금융 중심지를 꼽아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행보다. 

 

이와 관련 한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이 락다운(이동제한) 상태이기 때문에 당장 실리콘밸리 진출을 감행할 수 있는 조건은 아닐 것”이라며 “KIC에서도 코로나19가 전개되기 이전인 2월과 현재의 상황을 다르게 판단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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